1. 21년도 여름 군대 전역 후 부모님께 재정적인 독립을 선언하였다. 아버지 눈에는 아직 한참 허옇고 연약한 내가 걱정이 됨과 동시에 기특하셨던 모양이다. 선뜻 1억을 빌려주시면서 이걸로 자취방을 구하고 2년뒤에 갚으면 된다는무언의 응원을 해주셨다. 2. 무슨 치기였을까. 자존심인지 자신감인지 나는 그 돈 필요없다고 호언장담하며 그동안 과외를 하며 모은 돈 2천만원으로 남은 학비와 집까지 구할 수 있다는 우매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자취방을 구하면서 깨달았다. 자본을 쌓을 능력은 없고 오로지 소비만 예정된 성인 남자가 2천만원으로 서울에서 두 발을 뿌리내리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4. 어찌 저찌 학교 근처에 집을 얻고 남은돈은 단돈 500만원. 500만원 중 100만원은 현금으로..